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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과·배 옷 갈아입는다… 정부, 30년 만에 농산물 포장재 기준 바꾸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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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3-04-04 15:39

30여년 만에 ‘농산물 표준규격’ 대대적 개편한다
‘탈(脫)플라스틱 대책’ 일환으로 농산물 포장법 바꿔
택배 배송 농산물, 부속 포장재 사용 ‘최소화’하도록
선물 세트 ‘과대포장’ 줄이자…포장 공간 비율 제시


정부가 30여년 만에 사과·배·버섯 등 농산물 65개 품목별 포장에 플라스틱 대신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추진한다. 새로 내놓는 포장재 가이드라인에는 과대포장을 막고 비닐이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내용이 핵심적으로 담길 전망이다. 소포장·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포장된 농산물 거래가 많아진 만큼 포장 기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도매시장으로 들어오는 농산물 대부분이 표준규격에 맞춰 출하되는 만큼 유통 과정에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농산물의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대신 친환경 종이 포장재에 담더라도 충격을 줄이고,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은 30여년 만에 ‘농산물 표준규격’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과와 배, 포도 딸기 등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 및 채소와 버섯류, 세척·다듬기·절단 등의 과정을 거친 ‘신선 편이 농산물’ 등 표준규격 품목 65개에 대한 포장 기준을 새로 마련한다. 특히 2~3종류의 과일을 혼합해 선물용으로 포장할 때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농산물 품목별 포장 공간 비율 기준도 새롭게 제시된다.

농관원은 포장재 관련 협회와 농협, 학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용역을 진행해 농산물 품목별 포장재와 등급 규격을 정할 예정이다. 농가 생산자부터 포장재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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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2일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은 시민이 진열된 설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현재도 농산물 표준규격 제도에 따른 포장 규제가 있다. 농산물 포장재 폐기물에 대한 이슈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던 시기에 만들어진 제도다. 농관원은 농산물 포장 규제를 담은 ‘농산물 표준규격 등급규격’을 1992년 처음으로 고시했다. 이후 품목에 따라 일부 개정을 거듭했지만, 전부 개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존 포장규격은 농산물 수송 편의를 위한 대포장 규격과 물류 운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팔레트 규격을 규정하는 수준이었다. 최근 소포장·온라인 거래가 늘고,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되면서 새로운 포장규격을 내놓을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외부 포장에 대한 포장설계·치수·재질 규정은 있지만, 속포장과 부속 포장재인 완충재, 띠지, 스티커 등은 별도의 규격이 제시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재활용이 쉽도록 속포장과 부속 포장재에 대한 규정도 함께 제시된다.

정부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 포장재를 친환경 포장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시할 예정이다. 택배로 배송되는 농산물의 과대 포장을 막고 부속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한 포장 기준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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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지난해 1월 26일 오전 대전 유성구 노은농수산물시장 청과동에서 상인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그동안은 포장재료로 페트병의 주원료가 되거나 비닐로 쓰이는 폴리에틸렌대(P·E대), 스티로폼 등이 많이 쓰였다. 포장할 때 완충재나 고정재로 대부분 플라스틱이 쓰였다. 앞으로는 친환경 종이 재질 등을 사용해 추후 재활용이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이에 따라 비닐이나 스티로폼이던 버섯의 포장재를 친환경 종이 포장재로 바꾸는 것 등이 검토된다. 버섯은 외부 충격을 받으면 상해를 입어 변질하기 때문에 대부분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판매한다. 스티로폼은 부피가 크고, 쓰레기 발생량이 상당히 많다. 종이 박스에 담더라도 최소한의 충격으로 보호할 수 있고,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농산물별 특징을 반영한 포장재와 규격을 새로 정하는 것이다.농관원 관계자는 “골판지 상자 포장 겉면에 비닐 코팅이 돼 있거나 여러 색으로 칠해진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면서 “종이 재질을 쓰더라도 코팅하지 않거나 원색을 쓰는 방안 등도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도매시장에 반입된 농산물의 85%는 표준규격에 맞춰 출하됐다. 농산물 포장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앞으로 대부분 농산물의 포장이 친환경 포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포장 규격을 지키지 않을 경우 표준규격품이라고 명시해 판매할 수 없다. 표준규격품에 대해 의무표시 사항을 누락한 경우 1차 시정명령, 2차 표시정지 1개월, 3차 표시정지 3개월 행정처분 된다.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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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가 끝난 지난 1월 25일 서울의 한 재활용센터에서 작업자가 스티로폼 포장재를 분류하고 있다. /뉴스1

농식품부가 이번에 발 벗고 나선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전 주기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실행하기 위해서다. 농산물 특성을 반영한 플라스틱 사용 최소화 방안을 고심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전 주기 탈 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사용량이 급증한 포장재‧용기 분야 플라스틱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플라스틱 전반을 줄이기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실제로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2019년 418만톤(t)에서 지난해 492만톤(잠정)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17.7% 증가했다. 환경부는 오는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지난해 대비 2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종=김민정 기자 mjkim@chosunbiz.com

출처 : 조선비즈(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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